사노라면

2008 봄 남도여행

떨켜 2009. 5. 6. 21:20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작년 4월 연휴에 남편과 함께한 목포 여행 사진이 있다.

끝까지 달려보자는 그의 제안에 집에서 가까운 서해안 고속국도를 타고 종착지인 목포에 들어섰다.

목포 어시장은 한산하고  생물도 별로 보이지 않고 팔다 남은 생선을 말리느라 펼쳐 놓은 좌판이 있다.

생선 말리는 광경이 재밌어 사진으로 남기고 선창가에서 본 작은 섬은 벚꽃, 개나리, 진달래 등

으로 울긋불긋하다. 삭힌 홍어에 반주 한 잔한 점심 후에 유달산에 올랐다.

 

 

 

 

 

 

 

다도해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땀을 식히고 어디로 갈까 상의한 끝에 영암을 지나

보성 차밭에 가기로 하고 영산강 방조제를 가로질러 해가 뉘엿해질 무렵 율포해수욕장에 닿았다.

율포해수욕장 가는 길은 양쪽으로 벚꽃이 늘어서있는데 공기가 맑아서인지 꽃빛깔이 해맑다. 아무도 없는 그 길을 차로 가려니 뭔가 아쉬워 차를 세워놓고 걸었다.

봄은 세상 만물 모두에게 찾아오고 그 빛을 받은 것들은 모두 꿈틀대고 있는 것만 같았다.

바다가 보이는 민박집에서 낯선 곳에서의 고단한 잠을 잤다.

이른 아침밥을 먹고 대한 다원에 들어서니 곧은 전나무 숲이 우릴 반겨주고 이른 시간이라 더 고요하고 청아한 숲의 향기로움에 취할 것만 같다.

산 하나를 모두 차밭으로 만든 몇십 년 전의 생각들에 경이로움을 표하며

그 곡선과 곡선의 통일감이 주는 경쾌한 리듬을 느낀다.

군데군데 진달래가 화사하고 전나무 높은 키의 산책로에 발걸음이 가볍다.

벌써 일 년 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