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친구들

양양 솔비치에서

떨켜 2012. 4. 20. 16:32

경춘 고속 국도를 빠져나가 홍천, 인제, 미시령을 지나니 속초의 윤중로라 할 만한 벚꽃길이 나왔다. 눈이 부실정도로 활짝 핀 벚꽃길에 감탄사를 뿌리고 양양 숙소에 도착했다. 짐을 놓고 수산항까지 걸어갔다. 한가로운 항구엔 바람도 잠잠하고 바닷빛이 아름답다.

 

 

 

 

 

 

해녀 40년 경력의 아주머니가 잡아온 성게를 손질하고 있다. 숟가락으로 알을 빼내는 익숙한 손놀림. 성게 비빔밥도 고소한게 맛있었다. 

수산항에서 맛난 점심을 먹고 (가자미 세꼬시와 섭탕) 걸어서 돌아오는 길. 길가에 목공예하는 작업장이 있어 들렀더니 입구에 작은 꽃밭이 있었다.

큰꿩의 비름과 같은 다육식물들은 대부분 줄기나 잎이 작고 통통하다. 그래서 귀엽다.

 

                                 에델바이스라고 불리는 솜다리

                                             고개 숙인 할미꽃

                                       별꽃이라 부르고 싶은 돌단풍

 바다가 보이는 숙소다. 멀리 낙산 비치가 보이고 해변으로 이어지는 동해 지도가 그대로 가감없이 보인다.

철썩 철썩 멀리서 파도를 실어나르는 바다의 수고로운 소리가 들리고 밤내내 바쁜 일상의 고깃배들이 오락가락하는 걸 볼 수 있었다.

 

겹겹이 어깨동무를 하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몸으로 부딪고 살아온 산들의 실루엣은 감동과 숙연함을 준다. 마음과 온기를 서로 품어주고 보듬고 나누는 것만 같은 저 산들이 이어져 산맥이 되고 이 강산이 되고. 저 깊고 넓은 마음을 배울 수만 있다면 내가 갖고 있는 사랑으로만 나를 표현할 수 있다면.......   

잠 한숨 자지 못하고 먼 농가 닭장에서 새벽을 알리는 수탉의 알람을 들은 시간이 새벽 4시

아무리 뒤척여도 이미 잠을 자기는 다 틀리고 창가에 서서 바닷가를 바라보니

수평선 멀리 고기잡이 배들의 집어등이 반짝인다.

어제 검색으로 일출이 5시 47분임을 알아 그것을 기다리는 데 시간은 참으로 더디고 더디다.

있는 옷 다 겹쳐입고 일출 보이는 바닷가로 나가니 어메 추운 것!!!!!!!

넘 일찍 나왔나,

붉은 기운이 강한 곳을 뚫어져라 보고 있으려니 드뎌

 

 

 

 

 

 

 

 

 

 

 

 

 

 

 

 

 

 

 

 

 

 

 

 

 

 

 

 

 

 

 

해가 나왔다. 바다를 뚫고 하늘로 솟았다. 이 순간 하루를 열었다. 동해를 많이 왔었지만 오늘처럼 완벽한 일출을 만난건 처음이였다. 떨리는 이 마음이여!!!

                             숙소앞 해변가, 고운 모래밭과 짙푸른 바다와 하늘

 

 

혹시 여그가 그리스냐구요? 아닙니다. 양양이래요. 한 번 가보시래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