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친구들

무의도 샤바라

떨켜 2012. 6. 1. 10:38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땐 산으로 올라가 소릴 한 번 질러봐 나처럼 이렇게 가슴을 펴고 꿍따리 샤바라 빠빠빠빠 누구나 세상을 살다보며는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어 그럴 땐 나처럼 노랠 불러 봐...

그렇다. 산꼭대기에서 소리라도 맘껏 지르고 싶은 날이 있다.

밀려 왔다 밀려 가는 파도에 몸을 싣고 수평선 끝으로 달아나고 싶을 때도 있다. 산다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을 때가 있다.

 

 

5월 19일 무의도를 찾은 날, 사람들의 기분따위는 아랑곳없이 쾌청하다. 골치 아픈 일상을 딜리트하라.

오늘 하루만큼은 그대의 마음 속을 쉬게 하라는 듯이 오월의 바람, 바다에 풀어놓는다.

 

 

잠진항에서 무의도 가는 배는 수시로 있었다.

타자마자 내려야하는 '조오기' 무의도 뱃길은 관광객이 주는 과자 맛에 길들여진 갈매기도 함께 한다.

 

실미도는 영화로 유명해진 데다가 교통이 편리해져서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 되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바닷물이 빠져서 무의도에서 실미도까지 걸어서 갈 수 있었다.

사람들이 조개를 잡느라 개펄에 엎드려 있었다. 에구 미리 알았으면 호미라도 가져오는 건데... 재미 삼아서 한 마리 잡아보게

 

                                                         (정담)

송림숲을 지나 소무의도로 가는 다리 입구에 주차를 하고 점심을 먹었다.

간재미 회무침과 해물 칼국수를 먹었다. 또 빠질 수 없는 막걸리와 이슬이도 합석 분위기를 한층 업 시켜주었다. ( 뭐, 별로 업 될 것도 없지만 ㅎㅎ)

소무의도로 가는 다리는 준공된 지 1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다리 난간에는 원색적인 천을 매달아놓아 바람 불 땐 볼만하다고 한다.

소무의도 가까이 가니 평화로운 어촌 풍경이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나무 표면이 매끈하고 얼룩무늬가 인상적인 백송이 입구에서 수문장인냥 서 있다.

계단을 끝없이 오르느라 가뿐 숨을 내쉴 즈음 뒤돌아보니 우리가 지나온 길이 보인다. 아무일 없는 듯 무심한 지나온 길, 어디론가 이어지고 흩어지고 또 이어지는 끝없는 길...

 

 

                                                 (평화로워보이는 어촌)

 

사방이 탁 트여 저절로 시원해지는 여도정이라는 정자에서 땀을 식히고 사진도 찍는다.

소무의도 트레킹코스는 산과 바다가 어우러지고 나무 계단과 포근포근한 흙길도 있어 지루하지 않고 어렵지 않은 코스였다. 해안에서 30미터쯤에선 숭어 한 마리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보는 우리를 기쁘게 하였다. 햇살에 반짝이는 은빛 비늘이라니 보기 쉽지 않은 선물이다.

 

(인도 소설 세 얼간이가 떠오른다. 이 사진을 보면. 근데 사실은 얼간이는 친한 친구들을 재밌게 표현한 것)

 

 

 

 

 

                                        (세월은 잘도 간다. 거침없다)

다시 배를 타고 잠진항으로 와서 새참으로 조개구이를 먹고 바닷가로 나오니 저무는 햇살이 아름답다. 바위에 올라앉은 갈매기들의 실루엣을 잡아내고 바람도 반짝이는 물결도 카메라에 담는다.

 

이제 가자. 오늘 충전한 힘으로 삶의 전장에서 용기를 내자. 열심히 살아보자고 자동차에 시동을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