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둥이 이야기

13 - 찡찡

떨켜 2023. 9. 4. 13:08

9월 1일 금요일 맑음

내가 도착했을 때가 7시 반 정도였다. 아기들의 아침 식사 시간이 변경되어 이유식을 먹고 있었다. 이유식 먹은 뒤로 분유를 잘 안 먹으려고 해서 둥이모의 애를 태운다. 분유만 먹을 때는 변이 참 좋았는데, 이유식기로 전환하면서 응가할 때 아기들이 변비기가 있어 힘을 주는 게 안쓰럽다. 그래서 오늘은 물을 많이 먹여 보려고 노력했다. 수저로 떠먹이니 곧잘 받아먹지만 이내 푸푸 거리며 장난을 친다. 옷이 젖어도 괜찮아, 오늘 마셔야 되는 물을 다 먹어보자. 은이는 수저대신 컵으로 벌컥거리며 마신다. 반은 흘리기도 하지만 그런대로 성과는 있었다. 언제인지도 모르게 응가를 한 것이다. 랑이도 먹였다. 랑이는 새벽에 응가를 해서 효과는 내일쯤이나 알 수 있겠다.

낮은 포복 자세를 하는 은이 이제 배밀이가 아니라 본격 기어가기를 할 것 같다
제 엄마 배를 지지하여 요가 자세를 하는 랑
잇몸이 아픈지 자꾸 빨았다. 꼭 제 엄마 어릴 때랑 똑같다
엄마가 제일 좋아. 두 녁석이 엄마 다리를 베고 누워 있다

랑이 지난주만 해도 배밀이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오늘은 곧잘 앞으로 나간다. 수영을 하듯이 오른팔, 왼팔을 번갈아 가며 떡뻥을 향해 간다. 은이는 내가 앉아 있으면 어느새 뒹굴고 기어서 달려와 안아달라는 눈빛을 보낸다. 이쁘고 안쓰럽고 해서 안아주었는데 이제 무거워서 쉽지가 않다. 은이를 안아주면 랑이도 안아줘야 한다. 이 녀석들, 왜 이렇게 귀여운 거지? 힘들지만 어쩔 수가 없다. 잠방에 데리고 들어가면 아이들은 더 활발하게 뒹굴며 논다. 자기들이 자는 방이라 더 편안한 것 같다. 엄마나 할머니는 아기들이 낮잠을 잘 자야 피곤함이 덜해서 밤에도 잘 잘거라 여기지만 아기들은 잘 생각이 없나보다. 오늘은 보육자가 쉴 틈이 없었다. 딸이 허리까지 아파해서 침이라도 맞고 오라고 하였지만 결국엔 집 밖에 나가지도 못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랑이 윗잇몸이 이가 나려고 부어 있다고 했다. 아마도 오늘 찡찡 댄 것이 그것 때문인 것 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