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미용실에 가야해서 하둥이를 봐달라고 했다. 다른 날하고는 다르게 아침도 느긋하게 먹고 남편이랑 갔다. 내가 손 씻는다고 화장실에 들어가니, 하둥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할아버지를 보고 둘이 우는 모양이다. 참, 하둥이는 모자 쓴 남자를 보면 잘 운다고 했는데, 남편이 캡을 안 벗었나보다. 조금 어르고 달래니 은이는 할아버지 무릎에 착붙이다. 랑이도 낯섦이 가라앉았는지 할아버지랑 장난도 치면서 놀았다. 내일이 남편 사촌 결혼식이라 딸은 예쁘게 머리를 하고 왔다. 남편은 동네 한바퀴 돌러 나갔다. 그사이 랑이가 혼자서 두 발짝을 걸었다. 나만 보았다. 은이는 아직 혼자 걷는 것은 미숙하지만 손을 잡아주면 잘 걷는다. 딸이 시킨 자동차 장난감이 오자, 아기들이 참 좋아했다. 바퀴를 손가락으로 굴리는 줄만 알던 랑이 이젠 진짜 차가 달리는 것처럼 밀고 다녔다. 랑이는 경찰차였고 은이는 앰블런스였다. 딸은 각각의 소유를 달리해 준다. 벽에 가족 사진을 보고 좋아하고, 아빠 어딨냐고 은이에게 물으면 사진을 가리킨다. 점점 인지 능력이 발달하고 낮잠은 줄어든다. 가지고 간 고구마를 오븐에 구웠는데 여간 맛있는 게 아니다. 추운 바람 쐬고 운동하고 들어온 남편에게 우유 한잔과 고구마를 내놓으니 맛있게도 먹었다. 또한 하둥이도 맛있게 먹었다. 해저물 무렵 돌아왔다.
할머니와 대화 시간고구마 마시쪄요놀이터 좋아요외출한 은이는 볼 게 많아서 기분 좋다랑이 추워요그래도 나가고 싶어요놀다가 힘들면 누워서 먹지요. 똑같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