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이가 낮잠을 자는 사이 딸이 외출했고, 한참 동안 남편과 tv를 보았다. 세 시쯤 되니, 둥이가 동시에 일어났다. 방에 들어가니 은이는 앉아서 눈을 부비고 있었고, 랑이는 울고 있다. 은이를 먼저 안고 나와 할아버지한테 안겨주고, 랑이를 데리고 나왔는데 랑이는 계속 울다가 거실에서는 아주 큰 소리로 울었다.
우리 랑이 왜 울어? 울지 마 하며 토닥여 주었지만 그치질 않는다. 한참이나 안고 흔들어 주었더니, 그제야 울음을 그치고 눈을 사르르 감고 있다. 아직 더 자고 싶은 거야? 울애기 더 자면 되지. 할머니가 안고 있을 테니, 더 자 했더니 할머니 팔에 고개를 얹고 편안히 자는 것 같았다. 아기는 잘 때가 제일 예쁘다. 어쩌면 이렇게도 선(善)할까? 눈코입은 어찌 이리도 조화로울까 나는 따듯한 햇살 비추는 창가에서 아기 얼굴을 들여다보며 참 오랜만에(아기들이 자기주도형 잠을 자기 때문에 자는 얼굴은 캠으로만 본 게 초겨울부터였나 싶다) 이런 감정을 갖는다. 그러다 할아버지 품에 안겨 있는 은이 아직도 잠이 덜 깬 얼굴을 하고 있길래 은이에게도 관심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은이 발 어딨어? 하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갑자기 자고 있는 줄 알았던 랑이 제 손으로 자기 발을 턱 잡는 것이 아닌가? 이런이런 이 녀석 자고 있던 게 아니라 할머니 말을 다 듣고 있었단 말이야? 아이고, 랑이한테 속았네. 우리 랑이 할머니 품이 좋아서 그랬구나. 웃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말을 다 듣고는 '앗! 나의 실수. 지금은 자는 중이었는데.....' 를 깨달은 듯 랑이 눈을 뜨고 일어나 씩 웃더니 갑자기 할머니 옷에 달린 단추를 짚는다. 여기도 있고 또 요기도 있네. 랑이 저도 이 상황이 아주 웃기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은이는 혼자서 많이 걸었다. 다음 주는 사위 휴가라서 다다음 주에 가면 아주 뛰어 다닐 것 같다.
얼집서 수업 중인 랑말괄량이 은도 얼집서는 얌전해요리모컨을 장난감으로리모컨으로 전화 받는 은엉덩이 아래 리모컨이 깔리자 그것을 꺼내기 위해 다리를 들고 있는 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