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찰칵
봄날은 간다 (남산)
떨켜
2011. 4. 19. 12:32
조조 영화를 보는 모임인 조조할인에서 남산에 갔다.
어제까지 봄날이던 날씨가 흐리고 돌풍에 비까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출발 시간인 10시까지
흐리기만 할 뿐이라 강행하였다. 양천구청역에서 전철을 타고 신도림역과 을지로 3가역에서 환승하여
동국대입구역에 이르니 한 시간 가량 걸렸다.
동대 앞 실개천과 청계천에서 옮겨온 수표교를 보며
걸어올라가다 해오름극장을 거쳐 남산 북측 순환로를 따라 걸었다. 비가 와서 인적도 드물고 차분한
분위기라 더 좋다며 아줌마 특유의 긍정적 적응력을 발휘하였다.
절정에 이른 벚꽃과 개나리가 환하게 길 밝혀주고 성질 급한 라일락 벌써 피었다. 단풍나무 새싹도
아름답다. 가끔 만나는 수선화며 금낭화도 반갑다.
구불구불 남산 허리를 휘감는 길을 따라 한 시간 정도 걸으니 시장기도 생기고 미리 예약한 식당도
보인다. 간소하지만 정갈해보이는 비빔밥과 해물전을 먹었다. 남산 도서관 계단에서 가위바위보를 하며
옛 추억을 상기해본다. 남산에서 데이트하던 얘기, 공부하는 시간보다 오고가고 입장 기다리며 서있는
시간이 더 많은데도 남산 도서관에 와서 폼을 재던 일과 시 낭송하며 아지트로 썼던 도서관의 추억 등
을 얘기하였다. 다행히 바람도 없고 가끔 보슬비 한두 방울 떨어지는 정도여서 빗나간 일기 예보가 고
마운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