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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속으로-홍도, 흑산도 비금도
    좋은 친구들 2013. 10. 23. 11:48

    탈서울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뭔가 힐링이 되는 듯한 기분이다.

    처음 타보는 ktx, 오랜만에 함께하는 친구들, 남편이 용산역까지 배웅해주어서인지 더 편안한 마음이다.

    준비성 좋은 아줌마들 보자기에서 맛있는 간식이 쏟아져 나오고 거기에 이야기꽃을 피우며

    가을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다보니 벌써 목포다. 

    목포는 전에 와 보았던 곳이라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목포와 재회의 기쁨을 나누기도 전에 대기하고 있던 봉고차에 던져졌다. 물론 가방이 먼저 던져지지만 몸도 던져진 기분인 게 여행사 일정이 빠듯해서 배타는 시간을 대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단다.

    도초도와 흑산도 경유 홍도로 가는 배에는 섬 주민인듯 사람들은 별로 없다. 거의 여행객 같다. 전라남도 서해에 위치한 신안은 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개수가 1004개라서 천사섬을 표방하고 있었다. 천사들만 사는 섬이라는 뜻도 포함일까? 어깨엔 모두 날개가 있을까?

    물결은 호수처럼 잔잔하고 거울처럼 맑다. 바닷물은 회청색으로 옅은 안개가 내려 앉은 듯 보인다.

    세 시간 정도 걸려 홍도에 다다랐다. 기차가 9시 20분 용산발이었으니 귀착지까지 7시간 걸린 셈이다. 모텔에 방을 배정받고는 자유시간이란다. 우리 일행은 여덟명, 구성원 모두 자기의견이 강한 성격은 없어 무엇을 결정하는데 별 무리가 없다.

    홍도 홍보관에 들러 홍도 역사를 보고 몽돌해변으로 갔다.

    해변으로 가는 골목길이 정겹다. 경작지가 한 평도 없다는 말에 걸맞게 돌담장 아래 손바닥만한하게 일구어놓은 텃밭이 있다. 몽돌 해수욕장 역시 작고 아담하다. 물빛은 쪽빛으로 서쪽으로 기울고 있는 햇살을 받아 은물결을 출렁이고 있다.

    아, 가슴속 무엇이 탁 터져 오르는 이 기분

    갑자기 가벼워져 수평선 끝까지 날아가버릴 것 같다.

    예쁜 몽돌도 찾아본다. 철썩이며 다가오는 물결처럼 낮아져서 눈 맞춰본다. 누워서 하늘을 본다. 소리도 질러본다. 

     

     

     

     몽돌의 유혹은 강했다. 하나쯤 가방속에 넣어 오고 싶었다. 아마도 누구나 다 그러리라.

    모텔에서 운영하는 밥집에서 저녁을 먹고 깃대봉이라는 맞은편 둘레길로 올랐다. 석양을 보기위해 땀 뻘뻘 흘리며 오르는 나무계단, 결국 해가 먼저 인사를 하려한다. 중간 데크에서 사진을 찍는다. 일몰은 일출보다 쉽게 볼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아름답다.

    해는 바쁘고 고된 사람들의 일상을 담담히 쓸어안고 저 멀고도 깊은 어디론가로 떠나간다.

    우리는 또 하루가 사라져 감을 아쉬워하며 오늘의 일몰을 기억하려한다.

    해가 지면 달이 뜬다. 벌써 중천에 올라와있는 반달 또한 아름답다.

    부둣가의 포장마차에서 소라와 전복을 안주삼아 술 한잔씩 나눈다. 기분 좋은 밤이다.

     

    아침 6시 30분에 아침식사, 7시 20분에 유람선,

    홍도는 걷거나 배를 타야 구경을 할 수 있다. 패키지 관광이 그렇듯 유람선료는 이미 일정에 포함돼 있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인지 홍도 안에 있는 관광객들 모두 나와 배를 탔다.

    해상에서 바라보는 홍도는 기암괴석이 주류다. 구멍이 뚫려있다거나 생긴 모양이 무엇을 닮았다하여 사람들이 붙여놓은 바위 이름도 그럴싸하다. 거기에 안내자의 재밌는 설명이 더욱

    감칠 맛을 돋게 한다. 뿌리하나 내릴 틈이 없는 바위 위에도 소나무들이 자라나 있다. 거센 바람과 파도를 이겨내려 더욱 작아졌다한다. 소나무에도 저런 생존의 지혜가 있다한다.

    맞서지 않고 납작 업드릴 줄 아는 자연을 대하는 지혜말이다. 

     

     

     

     

    유람선에서 내려 흑산도 가는 배를 탔다. 30분 정도 가니 홍도에 비해 육지같이 커다란 흑산도가 우릴 맞는다. 이미 대기된 버스에 올라 점심 먹을 식당에서 밥 먹고 흑산도는 너무 커서 버스투어를 해야 다 볼수 있다는 안내자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여 다시 버스 탑승

    몸이 슬슬 지쳐왔다. 그러지 않아도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부어 있었다. 투어고 뭐고 천주교 공소 근처에서 그냥 쉬었으면 좋겠다 싶은데 어쩔 수 없다. 호미나 하나 씩 들려주고 조개나

    캐보고 물장난이나 하라면 좋겠는데 ㅠㅠㅠ

    흑산도는 꽤 부유한 섬 같다. 전복양식으로 부자가 많다고 하니 이런 곳에 고향이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ㅎㅎㅎ

    s자로 올라가는 전망대길을 찍으려고 이리저리 장소를 물색해봐도 잡히질 않는다.

    잠깐 사진 찍으라고 내려놓은 고갯마루에서는 우리가 올라온 길 사진을 찍을 수 없다기에 혼자 뛰어다니며 겨우 사촌 뻘 되는 사진 한 장 만들 수 있어서 다행이다.

    멀리 홍도가 보인다. 안내의 말에 따르면 멀리 서쪽에 있는 섬이 가거도라한다.

    쭉 가면 필리핀이 나온다나 뭐라나. ㅋㅋㅋ

    물고기 솟대가 마을을 지키는 동네를 지나 항구에 다다를 때까지 두어 시간의 투어로 흑산도를 다 둘러보았다.

     

     

                             이 사진 찍으려고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고생했다.

     

                                   돌담장이 소박하다. 그래서 더욱 정감이 돈다.

     

     

                                   섬 마을답게 풍어를 기원하는 물고기 솟대

    다시 도초도 가는 배 타고 한 시간여 배 안에서 늘어져 어젯밤 꼴딱 새운 쪽잠을 잤다.

    도초도와 비금도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꽤 넓었다. 비금도 자체만으로도 넓은 평야와 소금밭과 최대의 시금치 산지다운 초록 풍경으로 풍요로운 섬이라는 인상이다. 도로가에는 고사리밭이고 보이는 곳마다 생산적인 자연 환경이다. 하트 해변은 드라마를 통해 유명해진 곳이다. 명사십리라는 해변은 헬리콥터도 착륙할 정도로 단단한 모래밭이란다.

    달이 떠오른 해변은 참으로 낭만적이다.

    모래밭에 글씨를 써본다. 밀물때 지워지겠지. 그래도 내 마음속에서는 지워지지 않을거야.

     

     

     

    유명 인사들이 많이 배출된 곳이라는 안내자의 자랑스런 비금도 설명들으며 숙소에 도착하니 7시 30분이다. 어매 우짤겨, 넘 힘들어부러야. 늦은 저녁, 식당에서 비금도 특산물 시금치 무침이 나와 고픈 배를 채우고 숙소로 올라가 잠을 청하였으나 ㅠㅠㅠ

    그러나 패독산을 두 봉이나 먹었어도 잠이 쉬 오지 않고 밤새 파도 소리와 친구를 하였다.

     

                               지나가는 섬 풍경 초록 노랑 빨강 파랑 배가 사이좋다.

                                        햇살을 받은 먼 곳에 금빛띠가 이채롭다.

    뭍으로 돌아오는 길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쾌속선은 운항을 못하고 대신 화물선에 탔다.

    앉아도 되고 누워도 되는 큰 방에 스카프 덮고 누우니 방바닥이 따뜻한 게 피곤이 풀린다.

    한 시간 누워 쉬고 뱃전에 나가 지나가는 섬 구경을 한다.

    이것도 재밌다.

    다시 기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

    점점 익숙해지는 풍경 속으로 가을 여행을 담은 기차가 빨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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