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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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속으로-홍도, 흑산도 비금도좋은 친구들 2013. 10. 23. 11:48
탈서울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뭔가 힐링이 되는 듯한 기분이다.처음 타보는 ktx, 오랜만에 함께하는 친구들, 남편이 용산역까지 배웅해주어서인지 더 편안한 마음이다.준비성 좋은 아줌마들 보자기에서 맛있는 간식이 쏟아져 나오고 거기에 이야기꽃을 피우며가을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다보니 벌써 목포다. 목포는 전에 와 보았던 곳이라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목포와 재회의 기쁨을 나누기도 전에 대기하고 있던 봉고차에 던져졌다. 물론 가방이 먼저 던져지지만 몸도 던져진 기분인 게 여행사 일정이 빠듯해서 배타는 시간을 대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단다.도초도와 흑산도 경유 홍도로 가는 배에는 섬 주민인듯 사람들은 별로 없다. 거의 여행객 같다. 전라남도 서해에 위치한 신안은 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개수가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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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 여행기좋은 친구들 2013. 5. 11. 15:51
복사꽃 만나러 가자고 한 날이 사나흘 남았는데 나니씨가 긴급 공지를 날렸다. 좋은 소식 : 꽃 세상 열림 나쁜 소식 : 그날 비 예보 반응 한결같다. "비 와도 갑니다." "비 오면 더 좋아요." "비향도 좋아요." "강행합니다." 열혈 낭만파 아줌니들이다. 상봉역에서 친구들을 상봉하기까지 사전수전을 겪은 뒤라 이미 체력 고갈 상태지만 친구들을 만나니 소풍 기분에 새로운 힘이 난다. 향 좋은 커피를 마시니 훨씬 기운이 났다. 오랜만에 만났어도 어제 본 친구같다. 그동안 밀린 이야기로 한 시간이 넘는 김유정 역까지도 금방이다. 춘천행 전철이 생기면서 김유정 역사는 새로 지어 이사를 했고 구 역사는 작은집처럼 남아있다. 지히씨가 어느 해 봄날 왔다가 활짝 핀 금병도원의 복사꽃에 반해 또 보고 싶어 오늘의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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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도 샤바라좋은 친구들 2012. 6. 1. 10:38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땐 산으로 올라가 소릴 한 번 질러봐 나처럼 이렇게 가슴을 펴고 꿍따리 샤바라 빠빠빠빠 누구나 세상을 살다보며는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어 그럴 땐 나처럼 노랠 불러 봐...그렇다. 산꼭대기에서 소리라도 맘껏 지르고 싶은 날이 있다.밀려 왔다 밀려 가는 파도에 몸을 싣고 수평선 끝으로 달아나고 싶을 때도 있다. 산다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을 때가 있다. 5월 19일 무의도를 찾은 날, 사람들의 기분따위는 아랑곳없이 쾌청하다. 골치 아픈 일상을 딜리트하라. 오늘 하루만큼은 그대의 마음 속을 쉬게 하라는 듯이 오월의 바람, 바다에 풀어놓는다. 잠진항에서 무의도 가는 배는 수시로 있었다. 타자마자 내려야하는 '조오기' 무의도 뱃길은 관광객이 주는 과자 맛에 길들여진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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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솔비치에서좋은 친구들 2012. 4. 20. 16:32
경춘 고속 국도를 빠져나가 홍천, 인제, 미시령을 지나니 속초의 윤중로라 할 만한 벚꽃길이 나왔다. 눈이 부실정도로 활짝 핀 벚꽃길에 감탄사를 뿌리고 양양 숙소에 도착했다. 짐을 놓고 수산항까지 걸어갔다. 한가로운 항구엔 바람도 잠잠하고 바닷빛이 아름답다. 해녀 40년 경력의 아주머니가 잡아온 성게를 손질하고 있다. 숟가락으로 알을 빼내는 익숙한 손놀림. 성게 비빔밥도 고소한게 맛있었다. 수산항에서 맛난 점심을 먹고 (가자미 세꼬시와 섭탕) 걸어서 돌아오는 길. 길가에 목공예하는 작업장이 있어 들렀더니 입구에 작은 꽃밭이 있었다. 큰꿩의 비름과 같은 다육식물들은 대부분 줄기나 잎이 작고 통통하다. 그래서 귀엽다. 에델바이스라고 불리는 솜다리 고개 숙인 할미꽃 별꽃이라 부르고 싶은 돌단풍 바다가 보이는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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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 태백산맥 문학기행좋은 친구들 2010. 12. 13. 13:57
좋은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사실은 생각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다. 남도로의 여행이 그랬다. 느닷없이 선물을 받을 때의 기분이랄까 글사랑 모임의 영숙씨 전화는 그렇게 왔다. 전남문인협회 초청의 문학기행이 있다는 것이었다. 몇 번 온 적이 있었던 남도의 인상은 푸근하고 따스했었다. 사람들 말꼬리가 느닷없이 올라가거나 심하게 내려오는 것처럼 굴곡이 심해서 재밌기도 하였다. 그날은 운이 좋게도 길을 잃은 운전기사 아저씨 덕분에 화순 골짜기를 여기저기 구경할 수도 있었다, 다소 피곤하기는 하였지만. 보성으로 들어서자 18번 지방도로의 메타세콰이어길은 너무도 아름답다 못해 훌륭하여 감탄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푸르던 잎은 가을 빛에 말라져 노르스름하기도 하고 불그죽죽하기도 한 묘한 색으로 꽤 긴 길을 장식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