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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 - 말 통하는 하둥이
    하둥이 이야기 2024. 2. 16. 12:12

    2월 15일 목요일 눈비

    딸 말이 하둥이가 징징 대서 할머니 오신대라고 말했더니, 두 녀석이 현관은 바라보며 기다렸다고 했다. 진짜 그랬나보다. 나를 보더니 어찌나 애교를 부리는지 이쁜 짓을 다한다. 할머니 무릎에서 자석처럼 안 떨어지려고 서로 앉으려고 한다. 이러니 어떻게 안 이뻐할 수가 있나. 은이 신발을 가져오더니 발을 내밀고, 랑이도 똑같이 신겨달라고 한다. 할머니 옷에 붙은 단추를 가리키고 응응 한다. 단추야, 단추해봐 했더니 랑이 단추마다 짚어가며 뭐라고 한다. 한참 있다가 할머니 단추 어딨어?하고 물으니 또 짚어냈다. 아이구 우리 천재랑이야. 랑이는 혼자 스무 발자국 정도 걸을 수 있고, 은이는 손잡고 20분 정도 걸었다고 한다. 그런데 신발을 신겨 놓으면 별로 잘 걸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밥을 먹는데 은이가 몇 숟갈 먹더니 입을 꼭 다물고 먹으려고 하지 않았다. 딸 말이 입맛에 맞지 않아서란다. 김을 연거푸 세 조각이나 먹고, 딸이 부쳐놓은 소고기 전을 자꾸 먹는다.

    김 투성이 얼굴

    은이는 호불호가 강하다. 자기가 원하는 것이 아니면 크게 도리질을 하여 아니라는 신호를 한다. 아기들은 이미 알 것 다 아는 것처럼 보인다. 말과 글로 소통하는 게 아니라, 본능으로 아는 것 같다.

    소파 등받이에 무슨 암벽타기를 하는 것처럼 올라가 앉아 있다.

    순식간에 올라가는 둥이들

    랑이 그러니까 은이도 같이 한다. 나는 위험해서 못하게 했으면 한다. 눈이 많이 내린다. 우리 눈 구경하자. 아기들이 창가 자기 의자에 올라가 눈 구경하다가 뭘 가리키며 응응한다. 하얀 나비가 많지? 정말 많네. 모두 날아다니네하고 맞장구를 쳐준다. 아기들 용어 응응은 제 엄마랑은 무엇이든 다 통한다.

    미끄럼타다 말고 이쁜 짓하는 랑
    은이 전화 통화 중
    랑이도 통화 중

    점심을 먹고 이를 닦는데 두 녀석이 쪼르르 화장실 앞까지 달려왔다. 내가 복도로 나와서 이 닦는 것을 이렇게 하는 거야하면서 보여줬더니 랑이는 입을 크게 벌리고 무한 쳐다본다. 내가 입을 헹구는 동안 랑이가 화장실 문턱 아래로 발을 들여놓아서, 들어오면 안 돼요 했더니 발을 쏙 거두었다. 말귀를 정말 잘 알아들었다.

    내일은 어린이집 오티를 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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