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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 한 뼘 한 뼘하둥이 이야기 2025. 4. 30. 12:08
4월 26일 토요일 맑음하둥이네 다녀온 뒤로 벌써 한 달이 넘었다. 할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하지 하지하며 찾았다는 하둥이. 진짜 마주치니 뒤로 슬그머니 빼기는 했지만 금방 친해졌다. 할아버지 전공대로 블럭으로 에펠탑을 쌓기도 하고 기차도 만들어주니 은이가 특히 좋아했다. 그리고는 "칙칙폭폭"이라고 했다. 그새 발음이 더 정확해지고 표현이 많아진 것 같았다. 색깔을 정확히 말로 구분했다. 은이가 조금 늦었나 싶었는데 정상 범위라고 해서 다행이다. 아기들의 배변 훈련에 도움이 될까해서 이라는 책을 사갖고 갔는데 읽어주려니 두 녀석이 내 앞에 가지런히 앉는다. 책 속에는 다양한 인물들의 똥이 보이고 마지막으로 아기가 변기에 앉아서 똥을 누고 있는 그림책이다. 이런 간접 경험을 통하여 기저귀를 떼고 화장실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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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 고민하둥이 이야기 2025. 3. 16. 18:24
3월 15일 토요일 맑음오늘 아침 6시에 하둥이 기상하여 우리가 도착한 9시 반 경까지 놀았다고 한다. 우리와 만나서도 잘 놀더니 은이가 내 품에서 잠이 들었다. 어지간히 피곤한 모양이다. 그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아는 나는 은이를 안고 있었지만 자세가 불편하여 소파로 옮겨 앉던 도중에 은이 눈을 떴다. 그러고는 언제 잤었냐는 듯이 말짱하게 놀았다. 그러지 말고 공기도 깨끗하니 할머니 할아버지랑 놀이터에서 놀고 오라고 딸이 말했다. 우리 하둥은 또 신이 나서 자가용을 끌고 놀이터로 나갔다. 씽씽이를 주차하는 데를 알고 있어서 그곳에 놓고 놀이터에서 놀았다. 놀이 기구를 오르락 내리락하며 놀다가 그것도 재미 없으면 다시 씽씽이를 탔다. 씽씽이를 타는데 랑이는 언덕에서 내려오는 맛을 느끼려고 자꾸 동산으로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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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 형님반 하둥이하둥이 이야기 2025. 3. 10. 09:24
3월 8일 토요일 맑음하둥이가 어린이집에 다닌 이후 일주일에 두서너 번씩은 어린이집 사진이 단톡에 올라왔다. 나도 그렇지만 남편도 둘째도 그 사진들을 보며 잠시나마 여유로운 휴식을 했었나 보다. 아기들이 단체 생활에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지내는지를 제한적이지만 엿볼 수 있는 지표였다. 이번 주에 새 학기가 시작되었고, 하둥이는 한 반에서 있다가 각 반으로 나누어 생활하게 되었다. 이번 학기부터 떨어지는 연습을 하는 거다. 누가 감기에 걸리거나 해서 병원에 갈 때 이외에는 떨어져 본 적이 없는 두 아기도 이제 사회 생활을 하며 독립적 위치를 배우게 될 것이다. 우리는 각 반에서 홀로서기를 하는 둥이의 표정이 궁금하여서 언제나 사진이 올라오나 속으로는 고대하며 기다렸다. 금요일이 되어서야 사진이 올라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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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 씽씽이 타는 하둥하둥이 이야기 2025. 3. 1. 16:14
2월 28일 금요일 흐림어제는 잠을 못 자 출동을 못하고 오늘 달려갔다. 봄이 오는 듯 날이 포근하다. 마침 미세먼지도 보통이다. 기회는 이때다. 하둥이 밖에서 놀기로 했다. 하둥이는 신이 나서 각자 씽씽이를 끌고 나섰다. 내가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 운전 면허를 땄을 때가 생각났다. 자전거 배우다가 넘어져서 무릎에서 피가 난 걸 감추느라 애쓰면서도 (부모님 모르게 타다보니) 얼마나 타고 싶었던가. 길 가에 세워진 자전거만 봐도 타고 싶었었는데.. 운전도 마찬가지였다. 하둥이에게는 씽씽이가 그에 못지 않게 새로운 기쁨일 것 같다. 하둥은 루틴이 어린이집 가는 길이 코스였는지라 알아서 얼집쪽으로 향해 갔다. 아주 능숙하다. 얼마나 빠르게 달리는지 사진을 찍으려고 쫓아갈 수가 없다. 할머니 숨이 턱턱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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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 하둥 봄방학하둥이 이야기 2025. 3. 1. 15:24
2월 26일 수요일 미세먼지가 많다미리 일찌감치 하둥이 방학을 알려온 바 오늘이 다가왔다. 지난해 3월 어린이집에 등원하게 되어 동생반에 들어갔는데 봄방학이 끝나면 형님반으로 승급한단다. 1년 동안 얼집 다니느라 힘든 점도 많았다. 입학하자마자 연이은 둥이들의 입원이 있었다. 한달에 한 번씩은 감기로 입원하여 모두 고생하였다. 아기들이 단체 생활을 하게 되면 입원은 필수라고 한다나. 그런 과정을 지나오면서 아기들은 현장학습도 가고 어린이집에서 여러 가지 놀이도 하면서 잘 지냈다. 내가 현관에서 하둥아하고 부르자 중문 유리창 너머에서 나를 발견하고 춤을 추며 좋아했다. 이 세상에서 나를 이렇게 반겨줄 사람이 어디에 또 있을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면서 나를 하둥이에게로 끌어들이는 인력이 바로 이런 것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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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 똑똑한 녀석들하둥이 이야기 2025. 2. 12. 18:10
2월 9일 일요일 맑음지난주 내내 영하 12,3도를 기록한 추위 때문에 랑이가 뿔이 났다. 요즘 새로 타기 시작한 씽씽카를 못 타기 때문이다. 하원 후에 한 시간 정도 놀아야하는데 그걸 못하니 동영상 속에서 반발이 느껴졌다. 랑이 엄마 말을 안 듣고 떼를 쓸 때 영상 속에서 은이가 엄마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럼 딸이 응 왜?하고 다정하게 답하는 소리도 있다. 그리고 랑아, 추워서 안 되지. 감기 들면 병원 가서 주사 맞잖아. 나중에 따듯해지면 그때 타자하고 어르고 달래는 소리도 들린다. 그 목소리가 어찌나 따듯하고 감미로운지 우리 딸이 맞나 싶을 정도다. 우리 딸이 맞기도 하고 아이들의 엄마도 맞다. 그 목소리가 자꾸 듣고 싶게 만든다. 남편이 떠 온 광어회와 당근 과자 고구마 무를 갖고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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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 감동의 쓰나미하둥이 이야기 2025. 1. 14. 10:46
1월 11일 토요일 맑음며칠 전부터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 은이가 자꾸 할머니 보고 싶대요 나는 그 소리가 듣기 좋아 정말이야. 은이가 그렇게 말했어? 그렇게 재차 확인했다. 자꾸 함니를 찾아서, 보고 싶냐고 물으니 고개를 끄덕인단다. 가부를 표현하는 은이의 고개 젓기가 은이의 마음이라는 걸 익히 알고 있으니, 그래? 그렇다면 가야지하고 또 짐을 싼다. 꼭 올챙이처럼 예쁜 고구마가 한 상자 들어왔길래 주섬주섬 봉지에 넣고 김치도 몇 쪽 잘 쌌다. 뭐 더 가져갈 것은 없는지 두리번 두리번 찾아보지만 아차, 둥이 집에 가서야 부로컬리를 안 가져 왔다는 걸 안다. 할아버지를 랑이는 하버지라고 부르고 은이는 지, 지 라고 끝음절만 부른다. 그것도 꽤 귀엽다. 둥이 더러 다리 벌리기를 하라고 했더니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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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 재접근기 2하둥이 이야기 2025. 1. 5. 15:16
12월 29일 ~31일까지 그리고 1월 3일갑자기 딸이 왔다. 아기도 은이만 데리고 택시를 타고 왔다. 그동안 랑이가 엄마만 찾는 재접근기가 다시 와서 딸이 통 잠을 못 잤다고 했다. 견디다 견디다 이제 한계에 왔는지 사위가 딸더러 나가서 자고 오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신랑이 하둥이를 혼자 보려면 힘들 것 같아 은이를 데리고 온 것이다. 우리 집에서 은이는 정말 잘 놀았다. 장난감도 없는데 심심해 하지 않았다. 할아버지와도 재밌게 놀고, 밥도 많이 먹었다.마침 어제 떠 온 광어회가 있어서 익혀 줬더니 오물오물 잘도 먹었다. 꼭 할아버지 저 생선 좋아해요. 많이 사다 주세요하는 것처럼 잘 먹었다. 응가도 많이 하고 사이사이 간식도 어찌나 먹는지 깜짝 놀랄 정도였다. 딸은 옛날 제 방에서 좀 쉬라고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