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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 - 아프면서 여문다
    하둥이 이야기 2023. 10. 13. 17:56

    10월 12일 목요일 맑음

    추석날 하둥이네가 집으로 왔었다. 할아버지는 지난번 만났을 때보다 훨씬 더 자란 하둥이를 잘 보살펴 주었다. 심지어는 할아버지 옆에서 랑이 자기도 했다. 다만 할아버지가 하랑이 불편할까봐 구석으로 몰려 있었다는 사실도 있었다. 은이를 안고 딸과 카페를 다녀왔는데 팔 떨어지는 줄 알았다. 포대기가 있었음 업고 다닐 것을, 가깝다고 생각해 그냥 안고 나갈 게 아니었다. 그래도 우리 은이 가을볕 쐬고 들어왔다. 집으로 돌아오니 랑이 깨어서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빨갛다. 할아버지도 아빠도 달랠 수가 없었나보다.

    돌 기념사진도 지난주에 스튜디오에 가서 찍었다. 그때도 낯선 남자들을 보고 랑이 울었다고 했다. 낯가림인가 보다.

    첫돌 기념
    우리 랑이 낯가림으로 울었다고 한다
    은이는 사진 찍으며 컨디션이 좋았다고
    랑이 어디 있을까요? 숨은그림찾기
    우리 은이의 넉넉한 미소

    나는 추석 지나고 결막염이 와서 병원에 가니 감기로 인한 눈병이라고 했다. 그래서 지난주에는 하둥이 보러 가지 못하고 오늘에서야 가게 되었다.

    “하둥아, 안녕?” 어라, 인사를 했는데도 씽긋 웃어주던 둥이 어디로 가고, 멀뚱멀뚱 표정 변화가 없다. 약 2주만이라 그런가, 벌써 잊어버렸나보다. “할머니야, 할머니. 이리 온.”하고 손을 내미니 그제서야 은이가 달려와 덥석 안긴다. 은이는 내내 나에게 붙어 있었다. 잠도 내가 재우고, 밥도 내가 먹였다. 딸 얘기가 내가 가고 나면 문 쪽을 한참 쳐다보고 있다는 소릴 듣고 할머니 마음이 미어진다. 울애기, 세상에 귀엽고 소중한 꼬물이들..

    랑이 나에게 옮았는지 감기 기운이 있더니 은이도 코줄줄하다가 밥도 삼일이나 안 먹고 앓았다고 했다. 이젠 딸까지 병원에 다녀왔다고 하니, 지난번 고민이 아직도 해결 안 되어 어찌해야 하나 답이 안 나온다. 랑이 아프면서 더 엄마를 안 떨어지려고 보챘다는데 오늘은 두 번이나 내가 재웠다. 딸이 할머니 스킬에 놀랐다고 한다.

    아프면서 아기들은 더욱 여물어진다. 젖살이 빠진 얼굴은 작지만 단단해지고  하는 행동들도 나날이 새롭다. 은이는 처음으로 엉덩이 들고 거꾸로 보는 자세를 보여줘서 우릴 놀래켰다. 랑이는 약하게나마 엄마라고 말을 한다. 아기들은 오늘도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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