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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종 심기
    수리재 이야기 2008. 6. 16. 16:47

     

    언니네 것은 일주일 전에 먼저 심었다.

     

    우리 모종

     

    고추, 토마토, 대파, 고구마, 오이등 모종과 멀칭으로 쓸 비닐까지 사고 보니

    비용이 수월찮다. 남편은 이 돈으로 사 먹지 웬 고생이람 하며 투덜거린다.

    난 흙과 자연에서 얻는 기쁨이 큰 데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그는 수리재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일을 할 때는 누구보다 꼼꼼하고 확실하게

    도와준다. 두둑을 만들고 비닐을 덮고 모종 심을 구멍을 뚫어주면

    나와 언니가 물을 주고 모종을 심었다. 지난주에 심은 언니네 것들은 추위를 탔는지

    시원치 않다. 한 시간 정도 일을 하니 언니가 새참으로 막걸리와 빵을 내왔다.

    "일은 눈곱만큼 하고 새참만 찾는다"며 웃지만 그런 즐거움 없는 노동뿐이라면

    넘 팍팍하다. 그늘막에 앉아 산을 바라보고 바람을 느끼고 우리가 심어놓은 작물

    들을 바라보며 아무 생각없이 그 시간을 즐기는 것, 이것을 나는 여유라고 부르고 싶다.

    그래서 수리재를 사랑한다. 세상 천지에 초록색 산과 하늘과 새소리만이 있는 곳.

    거기에 내가 있어서 나를 쉬게 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내 꿈을 모종할 수 있어서

    감사한다. 그리고 사랑하며 살리라. 내게 접한 모든 것들을 사랑하며 살리라하는 희망이 생긴다.

    가끔 내가 모종한 모든 것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되새겨보기도 한다, 수리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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