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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닭장
    수리재 이야기 2008. 6. 16. 16:29

     

     

     

     

     

    남자들이 달려들어 세우고 조이고 해서 과실 나무 근처에 닭장을 짓고 나니

    제법 그럴 듯하다. 양평 언니 사돈네서 얻어온 닭들은 날로

    윤기가 반드르하게 커 가고 있다.

    하긴 사료를 한 달에 두 푸대씩 먹어대니 그럴밖에.

    난 벌레나 풀만 먹어도 될 것 같다고 하는데 꼭 사료를 넣어주고 간다.

    일주일 만에 와서 젤 먼저 찾아보는 게 닭이 되었다.

    내 소유가 는다는 것은 걱정거리가 하나 더 생기는 것과 같아 보인다.

    언니는 집에 가서도 닭걱정이라고 한다. 하긴 나도 그랬다. 에이 아인지 하는

    닭병이 돈다고 하니 걔들은 잘 있을까 집에서도 자주 생각이 났었다.

    주말에 갔을 때 다 죽어있으면 어찌하나 그걸 젤 먼저 보게 되는 사람은

    얼마나 놀랄까? 다행히도 얼마나 씩씩하게 잘 크는지 보기만 하여도

    흐뭇하다. 수탉은 멋진 왕관을 쓰고 유유히 걸어다니고

    암탉들은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급히 종종 걸음을 치다가

    벌레라도 발견되면 잽싸게 물고 도망친다. 도망자 뒤에는 추격자가 있는 법

    두 인과 관계 속에 꼭 어부지리는 있게 마련.......

    그 놈들 사는 모습도 사람살이와 비슷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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