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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구해줘
    읽고 보고 그리고..... 2009. 7. 9. 12:30

    우리가 풀어야하는 삶의 방정식

                                                                                                              기욤 뮈소

     

    처음에는 책장을 넘기는데 수월한 문체와 머릿속에 떠오르기 쉬운 영상적 감각이 살아있는

    연애소설인가보다 싶었다. 재미진 맛에 익숙해지려고 할 때 그레이스의 등장으로 심령 소설인가

    하여 혼란스러워졌지만 뭔가에 빨려들어갈 듯한 빠른 전개와 상황의 반전들은 책을 놓지 못하게 하였

    다. 결국 앉은 자리에서 책을 덮고 나니, 과거의 상처와 죄의식에 관한 삶의 방정식이였다.

     

     

    절망 끝에 서야만 희망의 싹이 보인다고 하던가? 이루지 못한 꿈의 좌절로 뉴욕을 떠나기로 결심한

    줄리에트와 갑작스럽게 아내를 잃고 비관에 빠져있던 샘의 만남도 1초의 운명 같은 시간이 겹쳐지며

    이루어진다. 그들의 사랑은 열정적이었고 짧지만 뜨거운 시간이었다. 그 시간들로 인해 어둡고 추웠던

    그들의 삶은 환희로 가득차게 되나 헤어지게 된다. 줄리에트가 비행기 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나는 이

    유도 샘을 포기할 수 없어 다시 찾아가기 위해서다. 졸지에 비행기 폭파범으로 몰린 줄리에트를 구하기

    위해 전념하는 샘. 그도 줄리에트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샘은 연인이었던 페데리카를 위해 마약상에게 총을 겨누었지만 결국 경찰이었던 그레이스가 죽게 되고

    그로 인해 그레이스의 딸 조디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상습마약 복용자가 되어 절망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다. 샘은 많은 고통과 상처 받은 환자들이 고통을 극복하고 자신감과 능력을 회복할 수 있게 되기

    까지 상담하고 치료하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는 정신과 의사였다. 그러나 정작 샘 자신은 불우했던

    과거의 상처들로 늘 괴로워하며 살았다. 영혼인지 실재인지 잘 구분이 안가는 그레이스는 샘의

    내면 아래 깔려있는 죄의식을 나타내는 인물이다. 그레이스는 자신이 왜 죽었는지 누가 죽였는지를

    알게 되고 딸 조디를 샘에게 부탁하지만 결국 죽음의 사자라는 역할 수행을 위해 줄리에트를 데려가

    고자 한다.

     

    한편 사랑하지만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루텔리의 그레이스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은 위험에 처한

    조디의 구해줘를 느끼는 순간 구체화된다.

    샘은 줄리에트를 구하기 위해 대신 그레이스를 따라가려 하지만 그레이스의 동행자는 루텔리였다.

    조디의 눈을 보고 구해줘를 읽을 수 있는 루텔리처럼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을까? 사랑을 느낀 여자

    를 위해 기꺼이 죽을 준비를 하는 샘처럼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이륙하려는 비행기에서 마음을 전

    하려 소동 끝에 내리는 줄리에트의 열정을 배웠으면 좋겠다.

     

    저자는 내가 끌어안고 살아가야하는 원한, 상처, 고통들의 해법은 결국에는 사랑뿐이라고 말한다.

    화해와 용서만이 사랑을 도출시킬 수 있으며 서로의 어깨를 보듬을 때 온기가 살아나는 것처럼 우리가

    최종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 역시 사람이며 사랑이라고.

     

    우리는 저마다 구해줘를 외치며 살고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 사회 구성원으로 산다는 것은 매우

    외롭고 처절한 투쟁이며 많은 관계 속에서 상처 받기 쉬운 일 들 투성이이다.

    그럴 때마다 나에게 에너지를 낼 수 있는 힘을 주며 고통을 이길 힘을 회복시켜 줄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살 만한 세상이 되는 걸까 또한 내가 그런 사람이 된다면 또 얼마나 값진 삶이 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2009.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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