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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욕망의 끝은 무엇일까 --- 마농의 샘을 읽고읽고 보고 그리고..... 2012. 7. 20. 17:34
군대를 갓 제대한 위골렝은 카네이션 재배를 하려는 꿈을 갖고 숙부 빠뻬가 있는 고향 프로방스
산골로 돌아온다. 넓은 땅과 저택을 갖고 있는 수베랑가의 마지막 후손인 위골렝은 모든 일을 숙
부의 지시대로 한다. 세자르라 불리는 빠뻬는 첫사랑에 실패한 후에 혼자 살아온 노인이며 대를 이어야
하는 희망을 위골랭에서 얻고자 한다.
시험적으로 심어본 카네이션의 가격이 기존 곡물가격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을 보여준 위골랭은
빠뻬의 지지를 받아 카네이션 재배에 적합한 땅을 물색한다.
불모지와 다름없는 묵어나자빠진 밭이 레로마렝에 있었는데 거기에는 숨겨진 샘이 있어 작물재배에는
안성마춤이였다. 그 샘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레바스티스에는 꽤 있었다. 위골랭과 숙부는 그것을 사려
고 흥정해보았으나 여의치않고 싸움이 붙어 빠뻬는 밭주인 부피그를 죽게 만든다.
위골랭과 빠뻬는 땅을 사는 것은 다 된 일이라 여기고 있었다. 세자르의 첫사랑인 상속자 플로레트는
이미 죽었으며 그 후손들 역시 농사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였다.
이제 땅값을 후려치기 위해서 샘을 막았다. 물이 없는 땅은 아무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낯선 사람들이 찾아온다.
레로마렝의 상속자인 플로레트의 아들 곱추 쟝꺄도레가 아내와 딸 마농을 데리고 귀농한 것이었다.
도시의 세무원이였던 쟝은 책에 나온대로 산술적인 계산으로 농사를 지으려고 한다.
원래 농부였던 위골랭과 숙부는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빨리 지치게 만들어 레로마렝을 팔아치우게 하
려는 속셈으로 친절하게 대해주며 동태를 살핀다.
그러나 이태째에 극심한 가뭄으로 물을 길어날라가며 호박과 토끼를 기르던 쟝은 참담하게 망하고
물을 찾다가 사고로 죽게 된다. 바로 밭 아래 샘이 있는 줄도 모르던 쟝네 식구들이 언덕너머에서
물을 길어오던 광경을 보면서도 샘 얘기를 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폐쇄적이고 타인의 일에는 간섭하지 않는 철저히 배타적인 성질의 마을 사람들. 레로마렝 집을 나와
언덕의 동굴에서 양치기를 하며 살고 있는 마농.
그후 몇년 동안 레로마렝을 차지한 위골랭은 카네이션 재배로 큰 부자가 된다.
물론 막아두었던 샘을 열어놨기 때문이다.
숲속에서 목욕을 하고 있던 처녀 마농을 훔쳐 본 후 위골랭은 사랑에 빠졌지만 마농은 단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는다. 다만 광물을 찾으러 다니는 교사 베르나르와는 마음의 문을 열어놓는 마농
이루지 못할 사랑의 열병과 교사에 대한 질투와 마농에 대한 죄책감으로 위골랭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
어느날 마농은 사냥을 왔던 마을 사람들이 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바로 밭에 숨겨져 있던 비밀의 샘
에 관한 이야기였다. 분노에 치를 떨던 마농은 레로마렝에 불을 지르려고 하나 소나기가 내려 이루지
못하고 돌아오다가 동굴속에 있던 물길을 발견한다.
그 물길은 마을 모든 사람들의 식수요, 생활 용수이며 가축과 농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수원임을 확
인한 마농은 위골랭과 빠뻬가 그랬던 것처럼 시멘트로 물길을 막아 마을을 혼란에 빠트린다.
마을 사람들 모두 모여있는 회당에서 마농은 위골랭과 숙부의 만행을 폭로한다.
숙부는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지만 맘 약한 위골랭은 실토를 하고 나무에 목을 맨다.
모든 재산을 마농에게 준다는 유서를 남기고.
마농은 교사의 설득으로 물길을 열어준다. 마을은 다시 평온해지고 교사와 마농은 결혼을 한다.
오랫동안 다른 곳에서 살던 노파 델핀이 마을로 돌아오고 세자르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세자르의 첫사랑 필로레뜨는 세자르의 아이를 임신하고 아무 것도 모른채 군대로 떠난 세자르를
기다리다가 옆마을의 대장장이와 결혼을 한다. 그래서 낳은 아이가 곱추 쟝이였던 것임을 안
세자르는 가문의 모든 재산을 손녀 마농에게 남기고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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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오래전에 이 소설을 읽고 그때 느꼈던 전율이 생각나 다시 한 번 읽었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은 새로 나온게 없어서인지 너덜너덜했다. 종이도 누렇게 변해서 한 번 싸서
읽어야했다. 그러나 처음 읽을 때의 감동은 고스란히 살아나 배가 되었다.
이 소설에서 물은 가장 중요한 소재로 나온다.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는 물은 탐욕을 가진 인간의 심리를 자유자재로 표현해준다.
모든 자연이 그렇듯 한 사람이 독점을 하면 안되는 그것이기에 어리석은 자는 독점하고 지배하고픈 욕망 또
한 한없이 크고 강렬하다. 그는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달리고 달리다가 결국은 파멸에 이른다.
올해 텃밭을 지으면서 가뭄이 심한 봄을 힘들게 보내서인지 쟝이 물을 찾아 다닐 때의 심정을 조금은 알 수
있었다고나 할까?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농사의 순리를 또한번 알게 하였다고나 할까?
결국 사람이 사는 이치역시 자연 현상의 하나이므로 거역할 수 없는 순리라는 게 있다.
물이 흐르는 것처럼 살아가는 것만이 가장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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