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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정선 가리왕산 휴양림
    휴양림을 찾아서 2011. 6. 24. 13:00

    우리 나이가 벌써 중년에 들고 보니, 살면서 우리만의 시간을 가진 적이 별로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부부의 삶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 수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이 "휴양림 여행"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자연을 찾아 하루 자고 올 수 있다면 애정도 더 생기고, 추억도 쌓여갈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을 남편한테 전하니 그도 흔쾌히 좋다고 하였다. 그래서 첫 번째 휴양림을 선택했다. 휴양림 여행이 우리 부부의 삶에 충전이 되길, 그리하여 지치고 힘들 때면 기억할 수 있는 공유의 순간으로 남아 있기를 바라면서 시작한다.

    6월 첫 주말 나들이로 정선의 가리왕산 휴양림을 향해 출발하였다. 휙 달려 목적지에 닿는 고속도로가 싫어 팔팔대로로 서울을 벗어나 양평을 지나 횡성, 평창까지 국도로 천천히 뱃재, 전재 등 고개를 넘어가다보니 어느덧 정선에 닿았다. 마침 점심 때가 되어 길가에 있는 동트는 농가라는 음식점에 들어갔다. 쥐눈이콩으로 장을 담가 팔기도 하고 음식점도 하는 곳이었다. 빠글장과 청국장을 시켜 놓고 홍보 사진에 있는 항아리를 찾아보려고 뒤꼍으로 나가보았다. 이렇게 많을 수가!!! 수백 개의 항아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진풍경이었다. 마침 장을 뜨러 식당 종업원이 나오기에 물어보니 모두 장이 들어있다고 하였다. 그녀는 장을 뜨고 상추를 땄다.

    "제가 좀 도와줘도 되나요?"

    "그러면 고맙죠. 점심 때라 일손이 딸려서요."

    상추를 따 주고 사진을 찍고 식당으로 들어가니 밥이 나와 있다. 쥐눈이콩으로 만들어서인지 장빛깔이 모두 검다. 상추와 머윗잎도 나왔는데 막장에 싸 먹으니 별미였다. 강원도라 철이 늦어서인지 아직도 어린 머윗잎이 있어 조금 얻을 수 있었다. 

    휴양림은 첩첩산중에 있어 속세를 떠난 기분이 들었다. 예약 손님만 받는 정원제라서인지 한적하고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는 물소리와 새소리, 바람이 스쳐가는 나뭇잎 소리만 들릴 뿐이다. 아직 입실을 못해 짐은 차에 놔두고 산으로 올라가는 오솔길을 따라 걸었다.

    자연이 주는 이런 소리- 바람, 물 등-그것도 작은 소리들은 마음을 고요하게 해주는 것 같다

    나는 이런 델 오면 눈을 감아보는 버릇이 있다. 눈을 감고 있으면 내가 사라지고 바람이 나고 구름이 나이면서 하늘도 나무도 모두 내가 되어지는 것 같은 환상에 빠지게 된다. 그곳에는 평화만 있을 뿐이다. 남편은 계곡의 돌을 이리저리 쌓아보고 헤쳐보며 물놀이를 하고 있다.

    산과 어우러진 하늘은 맑고 아름다웠다. 때죽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낯선이를 반겨주었다. 좀 더 산 위쪽으로 올라가보았다. 바로 저기가 정상일 것 같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지친 다리를 이끌고 올라가다가 내려왔다. 등산 장비도 없고, 날도 저물 것 같고, 평소 운동하기 싫어하는 남편이 더 걱정되기도 하여서였다.

    작은 방이 주는 아늑한 휴식

    숙소는 깨끗하였다. 8평정도 원룸이었는데 아담하다.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할 때는 저녁 새소리와 어스름이 운치를 더했지만 추워서 걸을 수가 없었다. 산속이라 더 추운 것 같았다.

    아침 햇살이 창을 두드리고 한층 경쾌해진 새들의 합창은 늦잠을 깨운다. 아! 이 대기의 맑음이여, 빛나는 숲의 춤사위가 나의 기를 충만케 한다. 

    돌을 쌓는 손길의 기원들

    아침으로 라면에 밥 말아 먹고 숙소 근처를 산책하였다.

    오솔길을 걷다 보면 흔들교가 있고 무명폭포가 있다.

    계곡 물소리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길에 돌탑이 많다. 남편도 작은 돌탑을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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