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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5일의 마중 (coming home) (歸來)>을 보고 내용을 정리하다
    읽고 보고 그리고..... 2021. 6. 20. 18:14

    (이 글은 영화헤살꾼이 될 수 있습니다.)

    기차의 쇠바퀴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레일 위를 달려가는 철로변 담장 아래에 움직임이 있다. 검은 먼지를 뒤집어 쓴 루옌스의 얼굴이 비춰진다.

    예술학교 무용반에서는 군무를 하고 있는데 총을 들고 발레를 연습하고 있는 단단이 보인다. 연습이 끝나자, 다음 달에 공연의 우칭화 역을 뽑겠다는 선생의 말에 단단은 자신 있는 듯 얼굴에 미소가 어린다. 선생은 단단에게 선전대 사무실로 가보라고 한다.

    선전대 사무실에는 엄마 펑완위가 와 있다. 그곳에서 교수였지만 지금은 반동분자가 되어 끌려간 아빠가 도망쳤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탈주범을 숨겨 주거나 연락하면 안 되며, 그의 체포와 조사에 협조하라는 말을 듣는다. 선전대 책임자가 그에 관한 입장을 밝히라고 강요하자, 단단은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협조하겠다고 하고 펑은 마지못해 알겠다고 한다.

    비 오는 밤, 피아노를 잡고 발레 연습을 하는 딸 너머로 보이는 펑의 표정은 불안하다. 단단은 공연에서 우칭화 역을 맡고 싶다고 하자 펑은 전사 역도 괜찮다고 덤덤하게 말한다. 단단은 꼭 주인공을 맡고 싶다. 그러기에 반동분자인 아빠를 만나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당의 리 주임과 지도원들이 찾아와 루옌스의 상황파악을 하려고 학교에서와 같은 말을 하고, 펑은 남편이 왜 도망쳤는지 알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당은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발레 실력으로 보면 단단이 주인공 역을 맡기에 충분하지만 아버지 때문에 일개 전사가 된다. 억울한 마음에 비를 맞으며 울고 있는 단단. 아버지가 원망스럽다.

    아파트 출입구에는 감시원이 서 있다. 얼굴을 겹겹이 가린 루가 동태를 살피다 옆 동의 옥상으로 올라가 펑이 사는 동으로 내려온다. 복도와 계단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문을 두드리는 루. 펑은 직감적으로 남편이 왔다는 것을 느끼지만 안에서 얼어붙은 채, 문을 열어주지 못하고 옴싹달싹 못 하는 펑. 입을 손으로 꼭 가리고 울고 있는 펑. 펑이 커튼 사이로 밖을 내다보니 현관 앞에는 감시원이 있고, 이제 자전거를 타고 도착한 단단이 있다. 단단이 자전거를 세우다 자전거를 넘어뜨리는 소리가 시끄럽다. 루는 손잡이를 돌려보지만 굳게 잠겨있다. 단단이 올라오다가 집 앞에 누가 있음을 알고 누구냐고 소리치고, 루가 급히 내려와 단단을 지나치는데, 단단이 아무래도 루같아 "루옌스예요?"하고 묻는다. 아빠를 불러 세운 딸은 루옌스, 엄마 만나고 왔어요? 딸이 묻자, 내가 네 아빠란다. 아빠가 말하자 난 당신이 누군지 몰라요 라면서 우린 당신을 보고 싶지 않아요 라고 말한다. 루는 엄마에게 내일 8시 기차역 육교에서 만나자는 말을 전해달라고 한다. 단단은 절대 그럴 수 없다고 한다. 사람들이 올라오는 소리가 왁자지껄하게 들리자 루는 비상구로 나가려고 올라가다가 벽에 붙은 쪽지를 찢어 약속 장소를 적어 펑의 현관 문틈으로 들이민다. 펑은 아주 천천히 허리를 굽혀 그 편지를 들어올린다. 소중한 무엇을 들어올릴 때의 몸짓으로.... 루는 가지 못하고 어둠 속에 숨어 집을 바라보고 있고, 쪽지를 감싸쥐고 있는 펑의 뒷모습, 자신의 앞날을 위한 딸의 결심,,,,

    단단은 감시원이 극에서 주연을 맡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말을 듣고 아빠와 엄마의 약속을 밀고한다. 이것을 뒤늦게 남편을 찾으러 내려온 펑이 보고 있다. 단단이 집에 돌아와보니 펑은 빵을 찌느라 바쁘다. 단단은 펑에게 그 사람 만나러 갈 거냐고 묻는다. 왜 내 생각은 안 하냐고 화를 낸다. 그러자 펑은 여태 널 위해서 살았으니 이제부터는 아빠를 위해 살겠다고 한다. 단단은 엄마 절대 못 가게 하겠다고 큰소리를 친다.

    빵과 옷가지를 들고 기차역으로 향하는 펑, 육교 다리 밑에는 얼굴이 새까만 루가 앉아서 펑을 기다린다. 펑을 만나기 위해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던 루가 펑을 발견하고 이름을 부르자, 공안들이 움직이고, 그것을 알아챈 펑이 루더러 도망치라고 소리 지르고, 단단은 엄마를 부르며 뒤쫓아 간다. 결국 루가 잡혀가고, 펑은 밀쳐지며 머리를 다친다.

    장면은 바뀌어 무용극에서 전사로 나오는 단단은 객석의 엄마를 찾아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3년 후,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끌려갔던 사람들이 돌아오는 기차역 광장에 아빠 루가 앉아있다. 마중 나온 딸을 만나자 엄마는 왜 안 나왔는지 물었다. 엄마는 안 왔어요. 딸의 말에 아빠는 내가 편지 보냈는데 라며 이상하다는 표정이다. 우리는 편지를 받지 못했고, 리 주임이 알려줘서 마중 나온 것이라고 한다.

    딸 단단이 아빠를 데리고 간 곳은 취직한 방직공장 기숙사였다. 무언가 말을 못하고 감추는 듯한 단단에게 집으로 가겠다고 말하는 루. 루가 아파트에 올라가자 집에 문이 열려져 있고 문 잠그지 말 것이라는 쪽지가 붙어 있다. 집안으로 들어가자 아무도 없고 도망쳐 나왔을 때 밀어 넣었던 쪽지가 탁자 유리 아래 넣어져 있다. 그때 아내가 들어와 남편을 보면 매우 일상적인 인사를 한다. 십수 년이 넘게 못 만났던 남편과의 만남이 아니다. 어제 오늘 만난 사람처럼 아무 격렬함이 없다.

    아내가 남편을 바라보며

    “왔어요?” 마치 아침에 출근했다 저녁에 돌아온 남편을 맞이하는 것처럼

    “많이 피곤하죠?”

    “마실 것 내 올게요.” 펑의 감정이 이렇게 평온하다니.. 붙잡고 엉엉 울어도 모자랄 판에.

    루가 단단이 마중을 나왔다고 말하자, 그 애가 발레하느라 엄청 힘들어한다고 한다. 뭔가 앞뒤가 안 맞는다. 단단이 발레를 그만두고 공장 직공이 되었는데...

    차를 준비하면서도 어딘지 어눌하고 굼뜬 행동과 표정의 펑.

    “집에는 별일 없어요?” 루가 묻자

    “아무 일 없어요.” 펑은 저녁을 차려 주겠다며 장을 보러 나가다 말고 돌아와 이불 정리를 하는 루를 보고 갑자기 팡 아저씨라며 당장 나가라고 등을 밀어 내쫓는다.

    “아니야. 나야. 루옌스야.”

    펑의 완고하고도 강력한 거부.

    단단이 집으로 돌아오자, 펑은 단단에게 꼴도 보기 싫다며 나가라고 쫓아버린다.

    마침 찾아온 리 주임이 루옌스의 석방을 알리며 루옌스의 무죄증명서를 보여주자

    “그가 살아 돌아온다니 그걸로 되었어요. 내일 마중 가야겠어요.” 앞에 있는 사람이 남편이라고 말을 해줘도 저 사람은 팡 씨라고 한다. 할 수 없이 집에서 나온 루는 아파트 근처 창고에서 기거를 하게 된다. 딸에게 펑이 왜 그러는지 이유를 듣게 되는 루. 지난번 탈주했을 때 문을 안 열어 준 뒤부터 문을 잠그지 않는다는 것과 심인성 기억 장애를 앓는 것은 1년 정도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루는 루가 길가에서 양치를 하고 있다가 펑이 어디를 가는 것을 보고 따라가 본다. 기차역이다. 플랫폼의 사람들이 다 빠져나오고 아무도 없을 때까지 기다리는 펑을 숨어서 바라보는 루.

    루가 보냈다는 귀가 편지가 이제야 도착한다. 5일에 귀가함. 그것을 읽는 펑의 눈에 눈물이 가득하다. 펑은 5일이 되자 루옌스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기차역으로 향한다. 그녀 앞에 지금 돌아오는 것처럼 육교에서 내려온 루가 나타나지만 그녀는 남편을 알아보지 못한다.

    루는 의사를 찾아가 펑의 기억 장애 원인을 알아보고, 의사는 데자뷰를 이용한 기억 찾기를 해보라고 한다. 옛날 추억이나 사진, 같이 보던 영화나 같이 듣던 음악 등을 이용하라고 한다. 루가 단단에게 사진을 가져오라고 하여 앨범을 가져왔지만 루의 사진은 죄다 오려져 없어졌다. 단단이 저지른 일이었다. 루가 펑의 친구를 찾아가 오래된 사진을 구해오자 펑은 남편의 얼굴을 바라보며 울고 있다. 남편의 사진이 오려진 곳에 그 사진을 끼워 넣는다. 펑이 딸에게 이 사람이 네 아빠다 라며 사진을 보여준다. "아빠는 곧 돌아올 거야” “아니야. 아빠는 돌아왔어” “아냐. 5일에 온다고 했어” 딸이 현관문을 열어주자 그곳에 서 있던 루가 나타나자 “저 사람은 네 아빠가 아니야”라며 다시 거부하는 펑. 그러면서 단단에게 네가 한 일은 절대 용서 안 할 거야라며 단단까지 쫓아낸다.

    다시 5일이 되면 남편을 마중 가는 아내. 피켓이 비에 젖어 남편의 이름을 다시 써야 하는데 이젠 이름도 보면서 써야 한다. 점점 심해지는 증상. 청소를 하다가 피아노를 조율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루의 숙소 근처에 공중전화에서 조율을 부탁하는 전화를 하는 펑의 소리를 들은 루가 피아노 조율 공부를 하여 그녀 앞에 나타난다. 피아노 조율을 하면서 이것저것 말을 시켜 본다. 오직 남편만을 기다리며 살아온 그녀의 인생, 루는 어떻게 하면 그녀의 기억을 찾을 수 있을까 고심한다. 1979년의 어느 5일. 이 날은 남편을 마중하는 날이라고 달력에 쓰여 있다. 마중 갔던 아내가 돌아올 즈음, 루는 피아노 앞에 앉았다. 계단을 올라오는 펑의 귀에 익숙한 피아노 연주가 들린다.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발걸음이 빨라지고 루도 피아노를 치면서도 긴장이 되는데. 가만히 듣고 있던 펑이 떨리는 손을 들어 남편의 어깨에 얹는데. 두 사람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아무 말도 못하고 아내를 끌어안는 루, 펑의 표정도 남편을 알아보나 싶었는데 잠시 후, 펑은 굳어진 얼굴로 남편의 손을 거부한다.

    아내가 혼자 있는 게 걱정인 루는 딸이라도 같이 옆에 있었으면 하지만 단단은 잘못을 많이 하여 죄송하다고 하고, 아빠는 모두 본인 잘못이라고 한다. 단단은 탈주 때 고발한 일이 본인의 소행임을 말하고, 루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펑에게 무거운 소포가 도착하자, 루가 집까지 배달해준다. 그것은 루가 십 년이 넘는 세월동안 펑에게 쓴 편지 묶음이었다. 닥치는 대로 아무 종이에다 엽서처럼 쓴 그간의 기록이며, 부치지 못한 편지였다. 글씨도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며 편지를 읽지 못하는 펑에게 루는 편지를 읽어준다. 펑은 내일도 와서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편지를 읽어주다가 루는 펑의 기억이 자신을 남편이 아닌 편지 읽어주는 남자로 기억하게 될까봐 망설이게 된다. 그러다 딸의 말을 듣고 다시 시작하게 된다. 딸은 아빠는 엄마를 옆에서 돌봐주기 위해서였는데 뭘 걱정하느냐고 했다. 루는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을 편지로 써서 읽어준다. 반응이 좋다. 루가 지적한 것을 받아들여 단단도 들어와 살도록 한다.

    단단은 처음으로 부모 앞에서 우칭화 복장을 빌려와서 주인공 발레를 한다. 그러자 펑이 그 역할이 뭐냐고 묻자 단단이 우칭화라고 알려주자, 그 언제처럼 전사도 좋은데...하며 웃는다. 마음이 안정된 듯 잠을 자는 펑에게 루가 이불을 덮어주려 하자 펑이 갑자기 일어나 팡 아저씨 제발 나가 주세요하며 애원한다.

    팡은 펑이 남편 일로 여러 가지 상의를 했던 사람인데 아무래도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루는 그 남자를 만나기 위해 찾아갔지만 그곳에도 남편을 빼앗긴 아내의 모습만을 본 채 그냥 돌아온다.

    몇 년이 지난 후, 눈 오는 5일. 펑은 머리를 빗고 단장을 하고 남편을 마중하러 나간다. 루가 빌려온 인력거에 펑을 태우고 역으로 간다. 역 앞에서 루옌스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남편을 기다린다. 광장엔 사람들도 흩어지고 거센 눈발이 휘날리고 부부는 그렇게 서 있다.

    상영 시간 1시간 49분

    감독 장예모

    주연 공리(펑완위), 진도명(루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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