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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 어머나, 언제 이렇게 컸지?하둥이 이야기 2024. 9. 1. 13:34
8월 31일 토요일 맑음
모자 쓴 할아버지를 보자 둥이가 놀라서 제 엄마 품으로 들어간다. 꼭 독수리 위험 신호를 느낀 병아리 떼 같다. 그렇지만 금방 내 품에 달려들어 안겼다. 아무리 어린 아기지만 같이한 시간이 그냥 흘러가지는 않은 모양이다. 더구나 과자며 포도며 먹을 것을 주니 더 좋아한다. 포도는 씨 없고 알이 작은 유기농 제품이라 아기들에게 맞춤인 과일이다. 정말 잘 먹었다. 은이 포도를 더 좋아한다고 했었는데 랑이 훨씬 많이 먹었다. 녀석들도 몸에 좋은 것은 아나보다.
랑이 공기가 빠진 공을 불어달라고 한다. 내가 입으로 아무리 불어도 시원치 않아서 끙끙대고 있는데 랑이 무엇을 갖다 준다. 바람 넣는 기구였다. 아하, 이 녀석 정말 깜짝 놀랄 만큼 컸다. 내가 놀라워하니까 딸이 그런다. 교육 덕분이라나. 아무튼 딸이 잘 키우는 것은 맞는 것 같다. 랑이 참외도 잘 먹고 포도랑 과자도 많이 먹더니, 응가 응가 하고 다녔다. 세워놓고 기저귀를 들춰보니 응가를 쌌다. 어머나, 언제 이렇게 컸지? 그 더운 여름날 어린이집 하원길에 놀이터에서 한 시간 씩 놀다 왔다더니, 뜨거운 태양 에너지를 받아서 저렇게 자란 것일까. 은이는 도화지에 색연필로 그리기를 좋아했다. 왼손으로 색연필을 잡아서 고쳐줬으면 좋겠다. 스티커를 떼어 붙이는 놀이도 곧잘 했다. 스티커가 잘 안 떼어져서 약간 접어서 뗄 수 있게 도와줬더니, 그대로 따라 했다. 은이는 엄마 심부름도 곧잘 한단다. 기저귀 가져오기, 물 휴지 가져오기, 장난감 담기 등
엄마를 도와줄 줄 아는 착한 은이다. 가끔은 싸우기도 하고 떼도 부리고, 울기도 하지만 말귀도 더 많이 알아듣고 말도 제법 나온다. 말은 랑이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랑아 할아버지 해봐" 그랬더니 "~지"만 했다. 억양을 흉내내는 것 같다. 전에는 휴대폰에서 카드를 빼고 넣는 놀이를 잘 하더니 이제는 폰은 별 관심이 없었다.
은이는 엄마 다리를 베고 누워 있고 랑이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최고를 하고 있다 으니 한 손엔 크레용을 다른 한 손에 고리를 들고 무엇을 할까 생각 중이다 랑이 포도대장이다. 나중에 경찰청장이 될 것인가 '하둥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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