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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8 - 하둥이가 축하해줬어요
    하둥이 이야기 2024. 10. 7. 14:09

    10월 5일 토요일 맑음

    일정에 사정이 생겨서 임박하게 식당을 찾느라 둘째가 고생했다. 12시에 맞춰서 예약한 식당에 도착했다. 하둥이가 벌써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이제 한몫을 당당히 한다. 식당은 넓고 깨끗해서 생일 모임하기에 적당했다. 생선회에 서더리탕에 불고기가 나오고, 특별히 생일이라고 나에게 얼음 케이크와 미역국이 나왔다. 정말 누가 끓여주는 미역국 먹은 게 언제였는지 생각도 안 났다. 어려서는 내 생일 때가 워낙 바쁜 철이라 엄마도 기억 못하고 그냥 넘어갔고, 커서도 누가 특별히 미역국을 끓여 준 기억이 없다. 그러다가 이렇게 축하의 미역국을 먹으니 속으로 울컥했다. 겉으로는 맛있네하면서 먹었다.

    즐거운 분위기로 밥 먹고 둘째가 사 온 케이크에 불 켜고 노래를 하고 불을 끄는 데 랑이가 아주 이쁜 짓을 했다. 본인이 불을 끄겠다고 후하고 부는 데 그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입김이 약해 불은 안 꺼지고 랑이는 자꾸 불어보지만 손길은 케이크에 있는 과일로 향한다. 먼저 먹고 다시 도전해서 다 함께 불을 껐다. 모두 재미있어 했다.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것이 하둥이의 축하다. 케이크는 무화과가 듬뿍 들어간 아주 고상하고  고급스러운 것이라 모두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식사 내내 아기들 먹이고 돌보느라 하둥 부모가 힘들겠다. 언제쯤이면 얌전히 밥 먹게 될지, 그러나 넘 걱정 말자. 다 커 가는 순서가 있으니까, 누구나 그렇게 컸을 테니까.

    일이 있는 둘째네는 식당에서 헤어지고, 둥이가 우리 집으로 왔다. 아주 잘 놀았다. 종이와 색연필을 주니 동그라미도 잘 그리고 자기 나름대로 멋지게 색칠하는 하둥이. 물을 주면 물을 잘 마시고 사과와 배를 주니 그것도 잘 먹었다. 그런데 랑이가 욕심을 내서 자꾸 자기 그릇에 더 담는다. 다 먹지도 않을 거면서 그런단다. 주무시던 할아버지가 나오셔서 아기들하고 같이 놀이터로 갔다. 미끄럼틀도 잘 타고 그네도 좋아했다. 한 시간 정도 밖에서 놀다가 들어왔다. 

    은이가 할아버지 할머니 손을 잡고 놀이터로 걸어가는 당당한 모습
    우리 랑이 촛불 끄느라 애썼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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