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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 - 두 살 하둥
    하둥이 이야기 2024. 12. 1. 13:31

    11월 30일 토요일

    며칠 전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하둥이가 할머니 할아버지 보고 싶대유..그래? 그렇다면 열 일 제치고 가야지. 아침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달려 갔다. 그런데 하둥이가 달라졌다. 현관까지 달려온 은이가 할아버지를 보자마자 손을 잡고 거실로 끌고 왔다. 그리고는 책을 읽어달라, 놀아달라하며 놀았다. 랑이도 낯가림을 하지 않고 싱긋싱긋 웃으며 은이와 마찬가지로 잘 놀았다. 지난 번 왔을 때만 해도 30분 정도 친해지기 위한 시간이 있었다. 만 두 살이 되더니 이만큼 컸네. 다리도 길어진 것 같다.

    할머니가 선물 사주라고 준 생일 선물로 새로운 레고를 샀는데 아주 잘 갖고 놀았다. 은이는 어려서부터 레고를 좋아해 한참씩이나 갖고 놀더니, 조립을 아주 능숙하게 했다. 랑이는 바퀴달린 것을 좋아해서 퀴퀴하면서 조립했다가 풀렀다가를 했다.

    할아버지가 잠시 밖으로 나가셨는데 할아버지를 계속 찾았다. 그리고 서로 으니, 랑이를 부를 수 있고, 소통이 그나마 어느 정도는 되었다. 그러나 배가 고파요하는 정도는 아니라서 낮잠 시간에 한동안 으니가 울었다. 랑이는 점심을 잘 먹었는데 으니는 아기용 젓가락으로 계속 연습만 하고 밥은 먹지 않았다. 그런데 12시가 되어 재우려고 하니 으니가 계속 소리 내어 울기만 했다. 한참 달래도 울어서 딸이 으니 배고프지? 고구마 줄까?하고 물으니 으니가 끄덕끄덕한다. 군고구마를 숟가락으로 떠서 먹이니 야금야금 잘 받아먹었다. 중 크기의 고구마 한 개를 먹으니 잠이 오기 시작한 것 같다.  은이의 눈꺼풀이 자꾸 내려왔다. 벌써 잠에 포위 된 듯하다. 소통이 안 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기는 배가 고픈데 엄마는 자라고 등을 토닥이니, 자존감 강한 으니가 떼를 쓰는 거다. 엄마도 엄마대로 답답하고 힘이 든다.

     

    아기들 재우고 라면을 먹는데 먼저 잔 랑이가 일어나서 엄마를 불렀다. 딸이 랑이를 안아주느라 수저를 놓고 밥을 못 먹고 있어서 내가 과자로 랑이를 유인하여 할머니랑 놀게 하였다. 랑이는 그제야 잠에서 벗어났는지 할머니하고 잘 놀았다. 딸은 결국 다 식은 라면을 먹었고, 과자가 끈적거려 화장실에 가서 랑이 손을 씻겨주고 거실로 돌아오는 데 갑자기 랑이 으니 으니 하면서 으니 자는 방문을 열고 으니를 불렀다. 나는 살그머니 문을 닫아주고 으니 잔단말이야하면서 거실에서 랑이랑 놀았다. 잠시 후에 으니가 깼다면서 딸이 데리고 나왔다. 은이도 자고 나서야 컨디션이 나아졌는지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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