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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사는 친구 환송 모임이 있다고 하여 인천 신포시장에 갔을 때 우리가 조금 늦어 차이나 타운에서
한잔 하고 내려오는 일행을 만날 수 있었다.
시장은 방송을 많이 타서 유명해진 몇몇 집이 있다. 그중 하나인 화덕구이 만두를 먹고 있는 표정들이 재밌다.
머리는 희끗해지고 숱도 적어져 한 올이 금실이라도 된 양 애지중지 된 중년이지만 만두를 먹으며 다른 사람 것이 더 맛있을 것 같아지는 마음은 아직도 검정 교복을 입은 고교생.
이미, 벌써, 어느새 할아버지가 된 친구들과 언제나, 언젠간, 아직 할아버지가 안된 친구들.
손주 얘기를 하는 이 순간만은 젊음이 내가 잘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듯 늙음도 벌이 아니다라는 처절한 심정은 찾아볼 수가 없다. 할아버지들이 손자 사랑에 침마르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천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돈 많아도 못 들어간다는 부두 구경과 송도를 한 바퀴 돌아 인천 대교를 건너 영종도 을왕리에 내렸다. 길가에 치킨집에서 막걸리에 치킨을 먹고 (막걸리를 사랑하는 신풍속? 생맥을 안 먹고)
다시 인천으로 돌아와 연안부두 가까운 곳에 내렸는데 길을 몰라서 헤매고 다녔다.
일곱 남자와 끝이 안보이는 길을 걸었다. 결국 헤어진 일행을 못 찾아 전화로 수배하고 있는 어시장 앞
해가 저무는 풍경이 다 보이는 횟집. 남자들도 할 말이 많구나. 하긴 뭐 남자들도 사는 건 다 똑같지, 뭐
게임비 내기 당구란다. 이긴 팀의 환호 뒤엔 씁쓸한 입맛 다시는 패팀
당구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발견한 거울 속 사진들 . 조금은 왜곡되게 비춰지는 모습이 재밌어 찍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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